+윤기 시점 있습니다. 평소엔 길게만 느껴지던 강의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평소와 달리 멍한 눈빛으로 강의를 듣는 석진은 뒷자리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앞자리에 앉았었다면 잔소리 심하기로 유명한 김 교수의 따끔한 지적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석진이 정신을 겨우 붙잡은 건 강의가 끝난 후 였다. 껌뻑 껌뻑, 그 큰 눈을 몇 번 깜빡이던 석진은 고개를 들어...
어느덧 초겨울이 다가왔다. 발에 채이는 고엽의 수가 점점 많아질수록 생각이 깊어져만 갔다. 때 늦게 가을 타는 건가, 실 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늘어졌다. 일년 전 이맘 때 쯤, 석진과 윤기는 이별했다. 이유는 권태. 석진은 석진대로 대학교 2학년에 적응하느라고 바쁘고, 윤기도 공무원 시험을 위해 공부하던 게 이별의 이유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BGM- https://youtu.be/-Jp2wNF1rkM “아...” 노골적인(?) 정국의 말에 석진의 흰 얼굴이 금새 붉게 물들었다. 홧홧해진 볼을 달래기 위해 찬 손을 뺨에 갖다대었다. 하지만 달아오른 볼은 식혀지지 않았고, 애꿎은 손만 뺨의 온기로 가득 찼다. 그런 석진의 반응이 귀엽다는 듯 정국은 남몰래 솟아오른 광대를 애써 눌렀다. 광장의 분위...
오늘따라 마담의 기분이 좋아보였다. 사소한 폭력도, 폭언도 없었다. 뭐, 온전히 석진의 추측이지만 마담을 오래 봐왔던 사람이라면 그녀의 입 꼬리가 평소보다 올라가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 밤에는 무척 중요한 자리가 있을거야. 최대한 몸가짐을 조심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 아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통보하는 마담의 목소리가 사뭇 진지했...
적막한 공간에는 윤기의 거친 숨소리만 들려왔다. 이따금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윤기의 손에 들려 있는 리볼버는 언제라도 발사 할 수 있게 다섯 개의 탄창이 모두 채워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적을 찾지 못한 듯 총구가 몹시 흔들렸다. 제발, 제발. 석진은 구석에 박혀 알 수 없는 말만 되풀이하며 온몸을 사시나무 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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